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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의 벽’ 서울 도심 한복판에 생겼다

사랑의 메시지 창, 직접 쓴 엽서로 희망과 사랑 전해

오미주 기자 | 기사입력 2009/02/05 [11:00]

‘소원의 벽’ 서울 도심 한복판에 생겼다

사랑의 메시지 창, 직접 쓴 엽서로 희망과 사랑 전해

오미주 기자 | 입력 : 2009/02/05 [11:00]
▲ 아이들이 소원을 담은 쪽지를 '사랑메시지 창'에 붙이고 있다     


"사랑하는 반쪽에게. 우리의 이사날짜가 잡혔어.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또 새로운 삶을 살겠지.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똘똘뭉친 남편이 자랑스러워. 지금도 행복하지만 더 더 행복해질꺼라 믿어"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 나오는 소원을 비는 벽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 생겼다.

우정사업본부는 종로구와 함께 1883년 우리나라 우편사업의 출발지인 우정총국(현 체신기념관) 시민광장에 ‘사랑의 메시지 창’을 설치해 누구나 자유롭게 엽서를 쓰고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표를 붙이면 일정기간 전시한 뒤 배달도 해준다.

'사랑의 메시지 창’은 엽서를 주고받는 옛 정감을 되살리고 순수한 마음을 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평소 손에서 떼지 않는 휴대전화를 과감히 버리고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이 아닌 직접 쓴 엽서로 희망과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다.

너비 4m 높이 2m 크기의 펜과 엽서를 디자인한 독특한 모습으로 200매 가까운 크고 작은 엽서를 부착할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한 내용에서부터 안중근, 베토벤 등 국내외 유명 편지글까지 다양한 글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유치원생 쌍둥이 자녀와 함께 이곳을 찾은 주부 정모씨(39)는 “엽서에 직접 글을 쓰니 학창시절 연애편지를 쓰던 생각이 떠올라 가슴이 두근두근했다”면서 “옛날의 정감을 느낄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랑의 메시지 창은 우정총국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고 도심 속 관광명소로 개발하자는 우정사업본부와 종로구의 공감대가 있어 가능했다. 부처와 기관의 벽을 넘어 함께 관광명소 개발에 나섰다는 점에서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정경원 본부장은 “손으로 직접 쓴 글은 마음을 전하는 데 있어서 문자메시지나 이메일과는 다른 진솔함이 살아있다”면서 “경제위기로 국민들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랑의 메시지 창이 희망을 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우정사업본부와 종로구는 체신기념관과 주변시설을 보완하고 사랑 포스트지 상품을 개발하는 등 관광명소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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