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10살이면 늦습니다

유아교육의 결정적 시기와 전인교육

고원영 | 기사입력 2009/02/03 [17:27]

10살이면 늦습니다

유아교육의 결정적 시기와 전인교육

고원영 | 입력 : 2009/02/03 [17:27]

인간발달학에서의 기본원칙들 중 하나가 발달과정에서의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이다. 인간의 발달과정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나 발달의 속도는 정신적, 신체적 기능에 따라 각기 다르다. 즉,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정상적 발달이 장애를 이루면 영구적 결함을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키, 몸무게 등 신체발달은 생후 1년에서 1년 반 시기가 일생 중 가장 큰 발달을 이루며 정서, 사회성 발달은 5,6세 이전에 이미 그 기초가 형성되고, 언어발달은 3-4세에 어휘력에서 가장 큰 발달을 이룬다. 지능은 4세까지 성인지능의 50%, 8세까지 80%의 발달을 하게 되며, 창의성 발달은 만3-6세가 가장 결정적 시기이다.

또 중요한 것은 한 영역의 발달은 다른 영역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므로 서로 유기적 관계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 영역을 골고루 발달시켜야 하는 것이며, 이렇게 인간발달의 전 영역을 조화롭게 발달시키고자하는 교육이 전인교육이다.

다시 말하면, 대체적으로 각 영역이 결정적으로 발달하는 유아기때는 이 전인발달이 가장 중요한 교육의 목적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인간발달학 측면에서 볼 때 유아기의 발달이 전 생애를 통해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육은 원초적으로 뿌리가 튼튼해야 하며, 그 원뿌리는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시작된다. 즉, 부모가 깨어나 매일 투자하고 매일 교육시켜야 한다. 

어린 가지가 휠 수 있는 것처럼, 유아기 때는 부모가 끌고 다닐 수 있는 시기이다. 그러나 10살 이후엔 끌고 다닐 수가 없다. 그 이후엔 부모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다. 유아기 때는 백지에 그림 그리듯 할 수 있다. 그러나 종이는 잘못 그리면 찢어서 다시 그릴 수 있으나 교육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사춘기엔 부모와 자녀가 같이 나란히 다니는 시기이다. 그러나 청소년기가 되면 부모가 뒤에서 따라다녀야 한다. 부모가 끌고 다닐 수 있는 때가 거의 결정적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인간발달학적 측면에서 보면, 7세 이전에 80% 이상의 지, 덕, 체가 형성되며 이 시기는 부모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모 마음대로 다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율적인 존재이므로 생후 1개월된 아기도 부모 마음대로 젖을 먹일 수는 없다. 자기가 먹기 싫을 땐 절대 먹지 않는 것이다. 이와같이 자율적인 인간이기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어린 시기부터 ‘좋은 버릇’, 즉 ‘좋은 마음의 습관’을 길러주어야할 필요성이 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라는 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두 공통적인 것이다. 교육심리학자 Athler의 이론에 보면 0-6세까지는 Style of life, 즉 가슴 속에 자기만의 독특한 양식이 생기는데, 그것이 친구관계, 학교생활, 자기정체감, 그리고 결혼생활에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자신의 유아기때 경험에 대해 잘 기억해내질 못한다. 이와 같은 현상을 ‘유아기 기억상실증’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를 뇌 심리학자들은 뇌 속의 정서를 담당하는 편도체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성숙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편도체는 생후 몇 달만에 성숙하지만 해마는 만 4세를 전후하여 성숙한다. 따라서 기억나지는 않지만 유아기 때의 경험으로 인한 정서가 그 사람의 성향과 성격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유아기 때는 왜곡된 것이 안나타나다가 나중에 사춘기 이후가 되면 삐딱하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더 성장해서는 딱딱하게 굳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유아기 때 뿌린 씨는 4-5년후 혹은 10년 후, 어떤 것은 성인이 된 다음에 거두게 된다. 그래서 유아기 때 부지런히 씨를 뿌리고 잘 갈아놓지 않으면 훗날 제대로 거둘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유아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유아교육을 조기교육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유아교육은 조기교육이 아닌 적기교육이 되어야 한다. 뇌내혁명하려면 그 연령에 적합한 활동을 제공해주는 것이지 너무 일찍 많은 것을 넣어주라는 것은 아니다.

뇌의 구조는 매우 복잡하지만 단순화시켜보면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맨 아래의 뇌간은 파충류의 구조와 닮았으며 생존에 꼭 필요한 생명현상을 주로 담당한다. 변연계는 뇌간과 대뇌피질 사이에 있으며 주로 정서를 담당한다. 흔히 ‘포유류의 뇌’라고 불린다. 대뇌피질은 우리가 흔히 아는 기억, 언어, 사고, 추론 등에 관여하는 부위이며 ‘영장류의 뇌’라고 불린다. 다른 동물들과 인간을 구분하게 해주는 인지 뇌이다.

유아기 중에서도 만 4세 이전에는 정서 뇌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그런데 이 시기에 지나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면 유아의 뇌는 기본적인 생명활동에 관여하는 뇌간만이 지나치게 발달하고 정서 뇌와 인지 뇌는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게 된다.

여기서 스트레스란 불안정한 애착관계, 유기나 학대, 또는 특정 자극만 주는 무리한 학습 자극도 포함된다. 정서 뇌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으면 인지 뇌도 원활하게 작용할 수 없다.

즉 긍정적 행복감의 경험이 쌓일때 뇌 속의 시냅시스가 더 활발히 연결되어 풍부한 발달이 이루어지게 되지만 스트레스는 뇌세포를 죽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인간발달의 결정적 시기인 유아기에 긍정적 행복감을 많이 심어주자. 그리고 좋은 마음의 습관을 확실하게 길러주자. 어린 시기의 좋은 습관은 인생 성공 습관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PHOTO
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