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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목담(生木談)] 첫번째 이야기 <은행나무>

생명력 가득, 우리나라 나무이야기, [생목담] 시리즈

박수진 | 기사입력 2023/10/12 [14:16]

[생목담(生木談)] 첫번째 이야기 <은행나무>

생명력 가득, 우리나라 나무이야기, [생목담] 시리즈

박수진 | 입력 : 2023/10/12 [14:16]

국토의 70%가 산인만큼 우리나라에는 참 많은 나무가 살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참 다양한 나무들이 많은데 우리에게 익숙한 나무들도 있고, 이름 모를 나무들도 있다.

 

이 기사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나무에 관한 기사를 쓰겠다. 몇 편이 될지 모르겠지만 가볍게 즐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무의 종류와 기사의 순서는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그때그때 영감을 받은 대로 작성할 예정이다.

 

이 시리즈의 이름은 '생목담(生木談)'이다. '살아있는 나무 이야기'라는 뜻이다. 

 

첫 번째 나무는 주변에서 많이 보이고, 한 참 열매가 익어 구수한? 냄새를 내뿜는 은행나무.

 

▲ 은행나무./  © 박수진

 

은행나무는 식물계 관다발식물군 은행나무과로 학명은 Ginkgo biloba L. 이다은행나무는 신생대 에오세 시대에 번성했던 식물로, 은행나무문에서 유일하게 현존하는 식물이다.

 

잎은 부채 모양으로 한군데서 여러 개가 난다. 은행은 30년은 자라야 열매를 맺기 시작해서 공손수로도 불린다. 열매는 백과’, ‘압각자등으로도 불리고, 목재는 행자목이라 부른다. 자웅이주이며 5월에 꽃이 피는데, 암꽃은 녹색이고 수꽃은 연한 노란색이다. 열매는 10월에 노랗게 익는데, 악취가 난다.

 

황색의 열매가 살구와 비슷해서 은행(은행)’이라고 한다. 이는 은빛 살구라는 뜻이다. 종자의 배젖은 먹을 수 있고, 한방에서는 천식과 기침을 그치게 하는 데 쓴다.

 

은행은 종자 바깥쪽을 둘러싼 육질 층이 있는데, 연하지만 먹지 못하고 악취가 난다. 이 육질 층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성분도 있다. 은행잎에서 추출되는 징코플라본글리코사이드는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는데, 종자에는 MPN(4-methoxypyridoxine)이라는 가열해도 사라지지 않는 유해 성분이 들어 있어 많이 먹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그래서 어린아이에게 먹일 때 주의가 필요하다.

 

은행나무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이 가장 많은 고목이다. 남한에는 자생지가 없고 한반도에는 유일하게 압록강 일대에 자생지가 있다. 이 때문에 은행나무는 불교와 함께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한다.

 

자생지도 없고, 열매도 악취가 나며, 이를 소화할 수 있는 동물이 없어 우리나라에 있는 은행나무들은 모두 조상들이 손수 옮겨 심은 나무라고 할 수 있다. 이 악취와 독성 때문에 천적이 거의 없어서 병충해에 강한 특성이 있다. 그래서 가로수로 많이 쓰인다.

 

은행나무는 뿌리를 내리는 힘이 좋아 다른 장소로 이식해도 비교적 잘 생장한다. 햇빛이 드는 양지가 좋고 건조한 땅은 물론 습기가 많은 땅에서도 생장할 수 있다. 공해와 소금기에 강해, 중부내륙지방과 해안가에서도 가로수로 심을 수 있다.

 

우리나라 3대 당산나무 중 하나인 은행나무는 담양 무정면 봉안리의 은행나무는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 서럽게 운다는 전설이 있다. 경기도 양평 용문사에는 우리나라 은행나무 중 가장 크고 우람하며 1,100여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은행나무가 있다. 높이 60여 미터에 둘레가 12.3m를 넘어 동양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다. 이 은행나무는 수많은 전란의 고초 속에서도 무사하여 사람들로부터 천왕목(天王木)이라고도 불린다.

 

마지막으로 은행나무와 관련된 속담을 소개하면서 이번 기사를 마무리하겠다.

 

은행나무도 마주 서야 연다.

 

이 속담의 의미는 은행나무의 수나무와 암나무가 서로 바라보고 서야 열매가 열린다'는 뜻으로, '사람이 마주 보고 대하여야 더 인연이 깊어짐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올가을 소중해서 더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은행나무 속담처럼 눈과 눈을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날씨 좋은 이때, 거리를 산책하면서 이 계절과 나무가 주는 싱그러움도 만끽했으면 좋겠다.

 

 

 ssjin07@joeu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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