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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음식] 한국인이 사랑하는 부대찌개

김해인 | 기사입력 2023/02/20 [17:24]

[역사와 음식] 한국인이 사랑하는 부대찌개

김해인 | 입력 : 2023/02/20 [17:24]

▲ 한국인이 사랑하는 부대찌개에는 전쟁의 아픔이 담겨있다.

 

 서울에 사는 A씨(27)는 집에서 부대찌개를 자주 만들어 먹는다.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무인가게에서 부대찌개 전용 밀키트를 판매하고 있어 쉽고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대찌개에 관한 유래는 익히들 알고 있다. 

 

한국전쟁 휴전 이후 60년대 초까지 한국의 경기는 최악으로 치닫는다. 그렇기 때문에 미군부대에서 버려지는 햄, 소시지, 통조림 콩 등은 어디서도 못 먹을 귀한 음식이었다. 바로 이 버려진 음식들을 한데 모아 죽처럼 쑤어 먹게 되었고, 일명 꿀꿀이죽으로 불렸다고 한다. 

 

지금에 와서야 각종의 햄과 소시지, 콩, 치즈, 김치 등을 육수와 함께 끓여 특유의 감칠맛과 칼칼함을 자랑하는 국물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그 당시에는 죽속에 휴지나 이쑤시개는 물론 담배꽁초까지 들어있었다고 한다. 거기에 시큼한 냄새를 잡기 위해 소다까지 뿌렸다고 하니, 왜 사람이 먹는 죽이 아닌 꿀꿀이죽으로 불렸는지 알 수 있다. 

 

한국전쟁 이후 생겨난 부대찌개는 다른 음식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의 대중적인 음식으로 그 인기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계의 부대찌개 라면 출시는 물론, 부대찌개를 전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7개가 넘는다. 부대찌개 밀키트를 판매하는 무인가게까지 생겨났다고 하니, 한국인이 얼마나 부대찌개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부대찌개는 가장 가난한 음식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으로 발전한 자칭 자수성가한 음식이지 않을까. 전쟁의 비극으로 만들어져 하나의 음식이 탄생했지만 전쟁은 결코 일어나서도, 일으켜서도 안 된다. 평소에 땀 흘리며 먹기 바빴던 부대찌개를 오늘은 전쟁의 아픔을 생각하며 한 수저를 떠본다

 

haeingo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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