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실천연합회(이하 환실련, 회장 이경율)는 2008년의 환경이슈를 정리하며 2008 ECO NEWS 7’을 선정하고 미래의 환경 핵심 현안을 파악, 발전적인 환경정책과 제도를 촉구하고 환경운동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2008 ECO NEWS 7
1. 국제적인 환경올림픽 제10회 람사르 총회 개최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Ramsar COP 10)가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10월28일부터 11월4일까지 개최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150여개국에서 2000여명이 참가해 습지와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
환경부에서 실시한 “람사르총회 및 습지보전에 관한 국민 인지도 조사”(만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를 살펴보면 대규모 환경행사 람사르총회가 습지·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기여했다고 보는 국민이 79.7%에 달하는 것에서 볼 수 있었다.
총회를 통해 조금 더 많은 국민들에게 습지를 알렸다면, 습지의 중요성, 기능, 보전, 친환경적 활용방안을 인식할 수 있는 지속적인 홍보와 참여계기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정말 내실 있는 습지보전정책을 앞장서 수행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환경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 추락한 환경단체의 신뢰성 문제
환경실천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시민단체로 이번 사건을 ECO - NEWS 7으로 선정하게 되어 낯이 뜨겁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환경운동연합에서 2억원 이상의 공금을 빼내 개인 용도에 쓴 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환실련 이경율 회장은 "시민단체의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덕성과 투명성이라 볼 수 있다. 환경운동에 드리운 국민들의 불신의 암운을 하루 빨리 걷어내려면 초심을 잃지 않고 투명하게 정도를 가는 것 밖에 길이 없을 것이다. "라며, "이번 사건으로 사회시민단체들은 그간의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보여 진다. 더불어 환경단체라 해도 각각의 활동목표, 취지, 방향이 다르다는 것, 즉 시민단체의 다양성을 봐주시길 바라며, 하나의 과오를 보고 전체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그간 혼신을 다해 환경실천운동을 진행한 많은 활동가들의 열정을 꺾는 일일 것이다."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하였다.
3. 환경과 성장 상충된 고정관념 탈피,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공표
정부는 지난 8월 15일 새로운 60년의 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선언했다.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 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현 대통령의 임기 중 에너지 자주 개발률을 18%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러한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공표 이후, 환경부에서도 ‘저탄소 녹색성장’과 국민체감 환경개선에 본격 투자를 기치로 삼으며, 폐기물에너지화에 344억원, 환경산업육성융자 100억원, 환경융합신기술개발 50억원 및 범지구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온실가스 통계구축, 기후변화 적응, 대국민 홍보 등 기후변화대응예산도 '08년 74억원에서 '09년 280억원으로 확대했다.
4. 태안 유류유출 사고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방 10km 해상에서 일어난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가 난지 1년이 흘렀다. 122만명기록적인 자원봉사자가 다녀갔다. 복구 현장을 찾았던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을 잇는 다음 바톤은 자연생태계의 복원과 이를 통한 주민들의 삶의 회복이다.
남아있는 과제는 일시적인 방재책이나 피해주민들의 일시적인 보상이 아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과 NGO, 전문가가 함께 생태계를 모니터링하고, 이들이 태안이 가진 환경적 가치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 주체로서 성장하여 환경보존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등 중장기적인 복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의미 있을 것으로 보인다.
5. 100km/h 달려오는 지구온난화 문제
지구온난화 문제와 기후변화, 그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2008년 자연재해 사망자 수가 22만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독일 Munich Re 발표) 인명피해가 큰 지역은 주로 산업발전 및 기후가 급변하는 아시아 지역으로 올 한 해 가장 큰 인명피해를 가져온 자연재해는 사이클론 나르기스(Nargis), 지난 5월 초 미얀마를 강타해 무려 총 13만5000명이 사망하고 100만명의 삶의 터전을 앗아갔다. 뒤이은 재앙은 중국 스촨 성 대지진으로, 공식집계 상 사망자 7만명, 실종자 1만8000명이란 피해를 냈다. 이 외에도 많은 기상재해들이 지구를 덮쳤다.
사과는 대구, 복숭아는 경산, 녹차는 보성, 한라봉은 제주라는 공식은 옛말이 되었다. 지구온난화로 재배적지가 변화하고 우려했던 한반도의 아열대성 기후변화가 눈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는 예상치 못한 병해충 피해도 낳고 있다. 벼 줄무늬잎마름병은 최근 상대적으로 기온이 많이 오른 충남 서천지역과 전북 부안 등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대량 발생해 극심한 피해를 주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분포종인 주홍날개꽃매미도 올해 충남 천안과 아산지역, 충북 연기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91ha 포도밭에 큰 피해를 끼쳤다.
6. 풀려가는 1회용품 환경규제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난 이후, 커피전문점 등에서 사용하는 1회용종이컵에 이어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1회용 도시락, 종이쇼핑백 사용을 금지한 규제가 전면 해제됐다. 국민여건의 변화 등으로 1회용종이컵과 종이쇼핑백이 제대로 재활용되고 있으며, 합성수지 도시락 용기는 대체재질의 확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개정이유로 밝혔다.
1년간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종이컵은 약 120억 개, 그것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약 132,000톤, 이를 흡수하기 위해 심어야 할 나무 4,725만 그루. 분명 이와 같은 환경이야기들의 대부분은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환경보호를 위해 또는 안전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자연을 아끼고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대의적 명분을 내포하고 있다. 최소를 지키며, 규제나 법 이전에 국민들의 공감과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부. 누구나 에너지를 아끼고 자원을 재활용해야 하는 고유가 시대에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올해의 환경이슈가 되었다.
7. 끊임없이 위협받는 국민의 먹거리 환경
지난 5월초 광우병 쇠고기가 전국을 뒤흔든 이후, 또다시 멜라닌 파동이 번지며 국민들의 식품안전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 정부에서는 번져있는 멜라닌에 대한 안전 최종 결과와 후속조치를 발표하며,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려했지만, 상처받은 민심을 달래는 것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현지 제조·생산단계에서 그 건강함이 담보돼야 하는 게 최우선이나, 유통과 소비를 관장하는 정부 정책이 성실히 이행되지 않는 듯하다. 문제 식품에 대한 검역 및 통관 절차의 강화 등도 불신은 마찬가지 이다. 먹을거리를 갖고 장난치는 악덕 제조·유통업자들을 응징하기 위한 법규 강화도 번번이 무산돼 정치인들이 업계 로비에 넘어가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일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여전히 높다.
올해의 환경뉴스를 정리하면서 환경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식품의 안전성, 수질, 대기, 토양, 위생환경 등을 꼽았다.
끊이질 않고 이어졌던 태안의 환경자원봉사자들의 발길,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공표, 환경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람사르 총회의 성공 개최 등은 우리 사회에서 환경에 대한 인식 확대와 환경과 성장이라는 상충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범국민적 환경인식을 확산할 수 있는 한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