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데이 (Halloween Day)를 생각하면 어떤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해골이나 유령 분장을 한 모습, 귀신의 집같이 꾸민 마을의 거리들이 먼저 생각난다고 답할 것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할로윈데이가 있는 10월이 다가오기도 전부터 마을 어귀를 오싹하게 꾸며 두고 각자의 집을 어떻게 무섭게 꾸밀지 계획한다. 사탕을 받으러 곧 문을 두드릴 동네 아이들을 어떻게 무섭게 맞이할까 고민하며 집을 꾸미고 분장을 하고, 사탕을 잔뜩 채워 놓느라 분주하다. 한편, 몇몇의 기독교인이나 가톨릭 신자들은 그날에는 어김없이 여행을 가서 집을 비워두거나 커튼을 굳게 닫고, ‘우리는 사탕도 없고 할로윈도 기념을 안 한다.’ (No candy, No Halloween)이라는 문구를 써놓기도 한다.
할로윈은 1647년 본래 미국 북동부 청교도들의 금지령에 의해 19세기까지 금지되었다가 아일랜드 가톨릭 이민자들이 할로윈을 복구 시키면서 다시 기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1980년 대에 다시 기괴한 코스튬과 유령의 집과 같이 꾸며 놓는 축제가 마치 악마를 숭배 시 하는 문화와 같다며 많은 개신교들과 천주교도들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할로윈의 유래, 그 속 깊은 이면을 들여다보면 가톨릭 문화의 뿌리가 분명 존재한다. 바로 켈트 족의 토속 신앙 기념일들 중 하나인 삼하인 (Samhasin) 축제를 가톨릭의 축일인(All Saints Day)로 흡수한 흔적이다.
6세기경,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는 그리스도교가 원주민들에게 그리스도교를 전파하고 자연스럽게 이교도의 기념일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토착 신앙을 없애려 하기 보다 그리스도교 교리와의 접점을 찾아서 변환시키라는 칙령을 내렸다.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받아들이게끔 비슷한 방식으로 다가가 대체하는 것이 당시 원주민들에게는 효과적으로 작용되어 토속 신앙의 기념일들이 많은 기독교의 축일로 대체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할로윈은 모든 성인을 기리는 대축일 (All Saints Day) 이 삼하인 축제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기념일이다. 성인 대축일 (All Saints Day)은 만성절 즉, 성령강림절 이후 첫 번째 일요일을 기념하는 날로서 4세기 동방 교회 때부터 이미 기념해온 기독교 축일이다. 이날을 할로우 마스 (Hallow-mas)라고 불리는데, 해당 축일의 이름이 오늘날 할로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당시 기독교인들은 성인 대축일의 전야제로서 대체하여 삼하인 축제를 즐기도록 자연스럽게 그들의 문화 속에 접점 지점을 찾아 섞여 들어가는 방식으로 기독교를 전파했고, 그날의 이름 또한 모든 성인을 뜻하는 ‘All Hollows’에서 유래되었다. 모든 성인을 기리는 날의 전야제 즉, ‘All Hollows Even’으로 부르다가 스코틀랜드 발음에 맞게 ‘v’발음을 뺀(Halloween)으로 불렸다고 한다. 12월 25일에 지내는 크리스마스 또한 대체된 축일들 중 대표적인 경우다. 크리스마스의 기원 역시 콘스탄티누스 1세 황제가 점점 커져가는 기독교의 세력에 의해 태양의 신 숭배일 이자 동지 축제였던 12월 25일을 그리스도교의 축일로 대체해서 기념하도록 만든 것이라는 유력한 설이 있다.
비록 현대 할로윈에서는 성인 대축일 전야제로서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할로윈이 단순히 분장과 사탕을 주고받는 날이 아닌 변화된 축일과 진정으로 기념하는 본래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 훨씬 뜻깊은 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매년 10월 말일이 다가오면 모든 성인들을 기리고 켈트 족에게 박해를 받아 가면서도 끝까지 기독교 전파를 위해 애썼던 그 당시 그리스도교인들을 기념하며 보내보는 것도 나름의 역사적 의미가 있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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