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 씨는 큰누나의 음식 솜씨의 비밀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대신해 끼니를 준비해 주었던 누나의 떡볶이는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성인이 된 뒤 누나의 음식 맛이 그리웠던 그는 주말이 되어 누나의 집에 찾아가게 된다. 음식 솜씨의 비밀이 궁금해 누나를 지켜보던 그는 놀라고 말았다. 누나는 음식에 미원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예능이나 이야기에서 사실과 다르게 이야기가 부풀려지거나 재밌으면 MSG를 쳤다고 한다. 이같이 이야기에 재미를 더하는 것을 MSG를 친다고 한다. 음식 역시 MSG를 치면 맛있어진다. 왜 MSG를 넣으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고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지는 걸까?
Monosodium Glutamate의 약자인 MSG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타민산에 나트륨 한 분자가 결합된 아미노산 감미료다. 독일의 화학자 ‘카를 하인리히 리트하우젠’은 1866년에 밀에 함유된 글루텐에 황산을 처리하여 ‘글루타민산’을 얻는데 성공한다. 1908년에는 글루타민산이 다시마 속에 풍부하게 들어있다는 사실을 일본의 ‘이케다 키쿠나에’ 교수가 밝혀냈다. 다시마를 푹 우려낸 물에서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과 함께 감칠맛이 더해져 총 5가지 맛이 느껴진다. 감칠맛은 일본 말로 ‘우마미’인데, 1985년에는 국제 학계에서 제5의 새로운 기본 맛으로 인정받게 된다.
[MSG를 천연재료에서 얻다]
이케다 교수는 1909년 스즈키 제약회사와 함께 맛의 본질을 뜻하는 ‘아지노모토’라는 이름을 내걸고 MSG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MSG를 제조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 단백질의 가수분해로 글루타민산을 만들어 낸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펩티드 결합으로 배열되어 있는 분자로, 이 결합을 깨트려서 아미노산을 분리해낸다. 1909~1962년까지 야채의 단백질을 가지고 글루타민산을 제조해냈다.
그러다 MSG의 소비율이 증가하면서 더 저렴한 글루타민산을 제조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 1950년대, 일본에서는 폴리아크릴 섬유산업이 시작되는데, 섬유를 생산하는 기초물질인 아크릴로니트릴에서 MSG를 직접 합성하는 방법을 고안해낸다. 하지만 이 방법은 새롭게 등장한 미생물 발효법에 의해 1962년부터 1973년까지만 명맥을 유지하다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만다.
바로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MSG는 요구르트나 식초 등과 같이 미생물 발효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미생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질소와 탄소 성분은 필수적이다. 즉, 사탕수수, 사탕무, 타피오카 등의 탄수화물과 암모니아가 발효에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상업적 생산이 목적이기에 미생물 중에서도 글루타민산을 다량으로 생산해 내는 생산수율이 높은 균주를 사용한다. ‘코린네박테리아’가 바로 대표적인 균주다. 발효를 이용한 MSG 생산은 일본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한국과 대만 등 3개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리의 인식과 달리 MSG는 화학조미료보다는 미생물에서 얻어낸 천연조미료에 가깝다. 그렇다면 왜 MSG를 건강에 해로운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하게 되었을까. 이에 대해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haeingo128@gmail.com
<저작권자 ⓒ 조은소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깨치는 뉴스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