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 언론 등의 정보전달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비유하는 말이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수많은 정보가 넘치는 요즘은 잘못된 정보전달과 작성자가 의도하고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여 수많은 사람이 마녀사냥을 당하곤 한다.
조선시대 유교사상을 비판하는 사례로 드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씨받이다. 유교사상이 지배하는 조선에서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의 제사를 모시는 것은 상당히 중요했다. 그러기에 집안에 시집을 온 여자가 아들을 낳아 대를 잇는 것은 꼭 해야만 하는 의무였다. 아들을 낳지 못하는 여자는 칠거지악에 해당 이혼을 당하여도 하소연할 수 없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씨받이라는 풍습은 조선시대에 있었던 풍습은 아니다. 모두가 조선시대에 잘못된 유교사상으로 자행된 악습이라고 생각되지만, 씨받이는 일제강점기전까지는 자행되지 않았던 풍습이다. 생각해보면 무엇보다도 핏줄과 혈통을 중시하던 조선시대에 천한 여자를 집안에 들여서 혈통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자녀를 낳지 못했다면, 가까운 친척에게서 자녀를 입양하여 혈통을 이어나가면 그만이었다.
혈통이 중요했던 조선의 왕들도 자녀가 없으면, 방계에서 양자를 들여 왕위를 계승했다. 태종 이방원도 형이 적장자가 없는 것을 명분으로 형의 아들로 입양, 정조는 사도세자의 아들이 아닌 큰아버지인 효장세자의 아들로 입양, 강화도령 철종(왕실 족보인 선원록에도 이름조차 올리지 못한 왕족이지만) 헌종 사후 순조의 아들로 입적되면서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
이와같이 입양이 보편화 되어 있던 조선시대에 씨받이는 있을 수 없는 풍습이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씨받이라는 풍습이 우리나라 전통의 풍습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일까? 이에 대한 답으로는 임권택의 "씨받이" 라는 영화를 들 수 있다. 해당 영화는 파격적인 내용으로 대중에게 각인 되었고, 여배우였던 강수연이 외국에서 상을 받으며 큰 이슈가 되었다. 해당 영화는 개봉되면서 역사왜곡이라는 많은 비판에 부딪혔지만, 파격적인 내용과 강수연의 수상으로 비판은 금방 묻히게 되었다.
임권택은 본 영화의 영감을 이규태의 에세이를 통해서 얻었다고 밝혔다. 이규태는 일제강점기 시절 출생한 학자이다. 그가 에세이에 "씨받이라는 것이 있다더라" 라고 단순히 기록한 것을 보고 임권택이 영화한 것이다. 영화가 개봉될 당시만 해도 대중들은 드라마나 영화가 다 사실이라고 믿던 시대이기에 씨받이는 조선시대의 산물이라고 믿게된 것이다.
비숫한 예로는 고려장을 들 수 있다. 고려장은 효를 중시했던 우리나라에 있을 수 없는 풍속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려장을 먹고 살기 힘든 시절 우리나라의 풍습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고려장의 기원을 살펴보면 일제강점기 시절의 잘못된 교육이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조선총독부가 1942년 펴낸 "조선동화집"에 고려장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그 이전에는 고려장에 대한 기록은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조선은 먹고살기 힘들어 부모를 내다 버리는 미개한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 주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고려장 풍습은 일본의 풍습이었다.
이와같이 대중매체와 글의 힘은 막강하다. 파급력을 가진 매체에서 잘못된 지식 또는 의도를 가지고 전달한 ”진실이 아닌 사실“에도 대중들은 쉽게 동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체를 대하고 글을 읽을 때 생각하는 지성을 지녀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나 요즘의 시사보도 프로그램과 뉴스들은 광고주 확보를 위해 시청율을 높여야 하는 것이 우선시 되고 있다. 따라서, 자극적인 내용과 편향적인 프로그램들을 많이 내보내고 있다. 진실이 아니라고 밝혀진다고 해도 ”정정방송“ 한번 내보내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이 대부부이다. 우매한 대중이 되지 않으려면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체의 의도와 ”진실“에 대해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99개의 거짓과 1개의 진실의 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저작권자 ⓒ 조은소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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