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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배송된 택배

임현애 | 기사입력 2022/08/08 [21:32]

오배송된 택배

임현애 | 입력 : 2022/08/08 [21:32]

▲ 희망의 빛  © 조은소식통신


며칠 째 옆집 문앞에 택배봉지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왜 안들여가는지 궁금해

주소를 확인 해 보았다.

잘못 배송된 택배였다.

주문을 해놓고 '도착할 때가 지났는데 왜 안 오나'하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물건 주인의 애타는 마음이 느껴졌다.

수취인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없는 번호라는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잠시 고민하다가 주소를 검색해보니 우리집에서 가까운 거리였다. 내가 직접 배달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택배기사의 일손을 덜어주고도 싶었다.

물건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던 그 고객이  

판매회사와 택배기사에게 야단을 치지 않았기를 바라면서...

 

지도앱을 켜고 그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더니 인기척이 없었다.

물건을 받고 기뻐할 주인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문앞에 두고 돌아왔다.

전에도 오배송된 택배를 

배달해 준 적이 있다.

수취인이 우리집을 찾아 오는 것 보다,

직업상 늘 지도를 이용하는 내가 찾아가는 게 쉬울 것 같아서다.

 

하루종일 이 집 저 집, 수 십 군데를 쉼없이 뛰어다니며

물건을 배달하다보면 오배송 하는 일이 왜 없을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법!

상대방의 실수나 잘못에 화부터 내지 말고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관계일지라도 서로를 배려하고 도와주는,  따듯한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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