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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이름의 중독

김수현 | 기사입력 2009/03/23 [10:04]

사랑이란 이름의 중독

김수현 | 입력 : 2009/03/23 [10:04]

 공저 화이트맨(상담가)과 랜디 피터슨(자유 기고가)에 씌여진 이 책은 기독교 관점에서 인간의 건강한 생활과 자아상 확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자기만의 온전한 자아상을 갖추지 못할 때 인간은 여러 가지 중독에 빠질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접하는 물질 중독은 그중의 하나일 뿐이다.
 
물질 중독 외 사람 중독, 성 중독, 사랑 중독이 자아상의 미확립으로 인해 생겨날 수 있음을 여러 상담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상대방 또는 상대방과의 사랑, 그리고 섹스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상호 교류적이기 보다는 일방적인 관계 설정이 점점 중독의 늪으로 유인한다.
 
"당신 없이는 못 살아", "너는 나의 전부야"는 흔히 우리가 접하는 사랑의 표어다. 하지만, 이러한 표어 속에는 사랑을 오해하며, 관계를 건강하지 못하게 이끄는 독사가 도사리고 있다.
 
사랑의 방정식은 1+1=1이다. 완전한 하나와 하나가 만나 또 다른 완전한 하나를 이루는 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1/2+1/2=1로 사랑을 오해하고 있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스스로를 불완전한 존재임을 전제하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보면 남녀는 원래 한 몸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남녀 자웅동체가 신 앞에 껄끄러운 존재로 다가가자 신이 그 남녀를 둘로 나눠버렸다. 그래서 지금까지 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반쪽을 찾아 헤맨다는 것이 그 신화의 전말이다. 이렇듯 타인을 통해서만 나를 발견할 수 있다면 분명 그 관계는 중독의 특성을 띠고 있음이 분명하다.
 
지극히 지적인 여성이 온갖 육체적 정신적 학대를 받으면서도 그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사회적인 위치로 보나 가진 실력이나 배경으로 보나 훨씬 유능한 여성이 비교할 수도 없이 형편없는 남성에게 끌리는 이유는 뭘까? 행복의 조건은 차고 넘치도록 갖춘 남자가 그것도 연예인 같이 생긴 환상적인 부인을 두고도 인생 모두를 망쳐버릴지도 모를 불륜에 빠지는 이유가 뭘까? 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속칭 잘나가는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 20대 후반의 자식을 그렇게도 번듯하게 키워놓고도 어린아이처럼 대하는 부모는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일까?
 
정말 요지경 같은 세상만사를 이 책은 속 시원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혹 우리 속에 존재할 수도 있을 중독의 뿌리를 찾아내고 있다.
 
사랑은 기술을 필요로 한다. 단순한 감정만으로 완성될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연단과 훈련, 그리고 강한 자아를 구축해 나갈 때 우리가 바라는 사랑 또한 가능할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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